류영재 오피니언

녹색투자의 밸런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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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투자의 밸런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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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녹색이 대유행이다. 어느 신문을 짚어들더라도 녹색이야기는 이미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이런 녹색열풍의 진원은 청와대다. 작년 8월15일 이대통령은 광복절 축사에서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저탄소 녹색성장'을 천명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대한민국의 코드는 온통 '그린'이 되었다. 물론 대의적 관점에서 그는 훌륭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잘한 일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녹색과 성장이라는 제로섬(Zero Sum)적 개념을 여하히 플러스섬(Plus Sum)의 게임으로 풀어 가느냐의 문제는 아직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과제다.

이 과제를 잘 풀기 위해선 역시 돈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 금융위기에서도 경험했듯이 돈이 탐욕스러워지면 경제도 게걸스러워 진다. 돈이 똑똑해지면 경제와 산업도 똑똑해진다. 같은 이치로 돈이 녹색을 제대로 이해할 때 진정한 그린머니가 만들어지고 그러한 돈들이 녹색성장을 효율적으로 견인해 나갈 것이다. 여기서 녹색투자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녹색투자란 '환경'으로 돈을 벌거나 지키는 것이다. 즉 '번다'는 의미는 친환경, 저탄소 등과 관련된 기술이나 솔루션 등에 투자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돈을 버는 것이다. 반면 '지킨다'는 뜻은 투자대상 기업의 환경리스크나 코스트를 신중히 고려해 투자함으로써 잠재적 투자손실을 최소화하고 따라서 남들이 손해 볼 때도 덜 손해 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녹색투자는 이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쫒는 것이다. 즉 투자수익의 극대화와 투자위험의 최소화가 그것이다. 그런데 최근 녹색성장 담론은 지나치게 전자의 수익 극대화 토끼만을 쫓는 느낌이다. 이는 어찌 보면 투자원칙의 기본을 무시한 것이다. 위험을 도외시하고 기회만을 추구하면 자칫 탐욕의 기제가 발동하고 그것은 또 다른 버블을 양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20년 동안 우리 증권시장에서 일어났던 버블의 역사를 아주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 버블의 한복판에는 늘 친환경 관련 기술과 기업들이 있었다. 대기오염이 화두였을 당시에는 매연저감장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다. 폐수문제와 쓰레기 처리 등이 이슈였을 당시에는 폐수처리와 쓰레기 처리기술을 보유한 회사의 주가가 엄청난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십중팔구 버블붕괴로 이어졌다. 그러한 주식들에 투자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귀중한 돈을 잃고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이 모두 위험과 기회에 대한 밸런스를 잃으면서 돈이 탐욕스러워진 까닭이다. 나는 이 지점에서 현명한 녹색투자를 위해, 녹색투자의 밸런스 회복을 위해 한 가지를 제언코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업의 환경영향(Environmental Impact)과 관련된 정보 데이터베이스(DB)의 구축이 바로 그것이다. ""측정하지 못하면 관리하지 못한다.""라는 말은 당연히 투자에도 통용되는 금언 중 하나다. 즉 기업의 환경영향에 대한 평가가 가능해야 기업의 환경 리스크수준을 판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측정의 근거가 되는 관련 데이터와 정보의 수집 구축은 어찌 보면 녹색투자의 첫 단추를 끼는 일과 다름 아니다. 이런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녹색펀드란 또 다른 그린워시(Greenwash)에 불과하다. 물론 이 작업에는 제약요소가 많다. 그중 기업의 환경관련 정보의 부족이 바로 최대 걸림돌이다.

그러나 이 걸림돌을 극복할 수 있는 모델이 하나 있다. 영국의 트루코스트(Trucost)사가 제시하고 있는 모델이다. 그들은 1973년 노벨경제학을 수상한 바실리 레온티예프(Wassily Leontief)가 제시한 투입산출모델을 원용하여 기업의 환경영향 분석모델을 만들었다. 이 모델은 기업들의 공개된 각종 재무정보를 활용하여 환경영향 데이터를 역산해 내는 구조이다. 이것을 가능케 하기 위해 그들은 전체 산업을 464개로 분류한 후 각 산업별로 하나의 단위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나 자원들의 양을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투입에너지가 발생하는 환경영향의 수치와 정도를 산업별로 분석하고 이것을 활용하여 그들은 기업들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 물 사용량, 각종 폐기물 등의 양을 비교적 정확히 추정해낸다.

투자는 버는 것과 지키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버는 것에만 골몰하면 또 다른 버블의 역사를 기록하는데 그치고 말 것이다. 기회가 있으면 늘 위험도 따르는 법, 이제는 녹색성장 관련 기술들에 주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기업이 배출하는 각종 환경관련 물질들을 기록 관리함으로써 기업들이 그들의 생산 활동 전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환경물질을 배출하면서 외부화(Externality)하고 있는지, 그것들이 결과적으로 기업들에겐 얼마만큼의 잠재적 위험요소가 되는지 등에 대해서도 아울러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투자의 정석이자 기본이며 녹색투자의 밸런스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